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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이슈라인] 숫자로 본 '국정농단' 朴 전 대통령 수사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31일 오전 박근혜(65)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한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3시3분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비선실세 최순실(61)씨 국정농단 의혹 폭로로 시작한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제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시절 최고 실세였던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SK, 롯데 등 삼성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들 수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 영장심사에서 나타난 의미있는 숫자들을 정리했다.◆8분, 11분, 16분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후 꼭 11일 만이었다.

청와대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돌아와 칩거에 들어간 12일부터 계산하면 9일 만의 ‘외출’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를 나서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8분이었다.

비록 파면을 당했지만 청와대 경호실의 경호를 받는 전직 국가원수 신분이라 경찰이 이동로의 교통신호를 통제했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30일 박 전 대통령이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삼성동 사저를 나서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1분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서울중앙지검 바로 옆에 있는데도 3분가량 늦어진 것은 삼성동 사저에서 출발할 때 일부 지지자가 승용차 앞에 드러눕는 등 ‘진상’을 부린 탓이다.

31일 새벽 구속영장 발부 후 서울중앙지검에서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단 16분이 걸렸다.◆13개박 전 대통령은 총 13가지 범죄사실이 드러나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혐의 대부분이 인정된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구치소에 수감됐다.

13가지 범죄사실 중 핵심은 뇌물죄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아 챙겼다는 내용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짜고 대기업들을 겁박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게끔 한 직권남용·강요 혐의도 받고 있다.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시켜 최씨에게 장관 인선안 등 국가기밀을 유출하도록 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도 있다.

이밖에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시켜 CJ그룹에 이미경 부회장의 2선 후퇴를 종용했다는 강요미수 혐의와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짜고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을 만들어 집행했다는 직권남용·강요 혐의 등도 있다.

13가지 범죄사실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되면 박 전 대통령은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아 여생을 교도소에서 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3명, 21명이날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헌정사상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된 전직 대통령은 3명으로 늘었다.

지금까지는 전두환(86) 전 대통령과 노태우(85) 전 대통령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퇴임 후인 2009년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수사 도중 갑자기 서거해 구속영장 청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지금까지 총 21명이 구속됐다.

이날 구속수감된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8명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이재용 부회장 등 13명은 박영수 특별검사가 각각 구속했다.

검찰에 구속된 이는 박 전 대통령, 최순실씨,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최씨 조카 장시호(38)씨, 김종(56) 전 문체부 차관, 송성각(59)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다.

특검에 구속된 이는 이 부회장,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전 장관,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62)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남궁곤(55) 전 이대 입학처장, 류철균(51·필명 이인화) 이대 교수, 이인성(54) 이대 교수, 박채윤(48)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다.◆21시간30분, 8시간40분, 16시간30분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해 밤샘조사를 받고 이튿날인 22일 오전 귀가했다.

박 전 대통령 조사에 걸린 시간은 21시간30분이다.

이는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소환조사나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조사 때보다 훨씬 오래 걸린 것으로 역대 전직 대통령 소환조사 중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30일 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강부영 판사는 법정에서 8시간40분 동안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심문했다.

중간에 휴식 및 점심식사를 위한 두 차례 휴정이 있긴 했으나 1997년 영장실질심사 제도 도입 후 최장시간에 해당한다는 평이다.

강 판사는 박 전 대통령 심문을 마친 뒤에도 7시간50분가량 더 기록을 검토한 끝에 이날 오전 3시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심사 개시부터 영장 발부 결정까지 총 16시간30분이 걸렸다.◆70일, 155일지난해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진 뒤 국회는 특별검사법을 통과시켰고 그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서울고검장 출신 박영수 변호사를 특검에 임명했다.

특검 도입은 당시만 해도 ‘살아있는 권력’이었던 박 전 대통령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박 특검은 지난해 12월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갖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것으로 수사를 개시했다.

이후 한 차례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했으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올해 2월28일로 수사가 종료됐다.

박 특검의 수사에 걸린 기간은 꼭 70일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특별수사본부를 발족했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한 특수본이 정식 출범한 것은 지난해 10월27일이었다.

그로부터 꼭 155일 만에 수사의 최대 목표였던 박 전 대통령은 검찰에 구속돼 철창 안에 갇힌 신세가 됐다.◆321호, 1001호, 1002호박 전 대통령은 구속 직전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강 판사의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강 판사가 중앙에 좌정하고 그로부터 4m쯤 떨어진 곳의 피의자석에 박 전 대통령이 판사와 마주보고 앉았다.

강 판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한 뒤 ‘피의자’라고 호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소환조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문을 받았다.

평소 중앙지검 특수1부 소속 검사들이 이용하는 1001호 조사실은 영상녹화 시설이 갖춰져 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의 반대로 조사 과정의 녹음·녹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중앙지검 이원석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이 돌아가며 박 전 대통령을 신문하고 조서를 작성했다.

1001호 조사실과 연결돼 있는 1002호실은 박 전 대통령 조사 당시 휴게실로 쓰였다.

1002호실에는 침대와 소파, 책상과 탁자 등이 구비돼 박 전 대통령은 조사 중간에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식사도 했다.

전날 법원 영장심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이후 검찰청으로 이동해 1002호실에서 법원 결정을 기다리다가 이날 오전 영장 발부 직후 서울구치소로 보내졌다.◆12만쪽, 298억원, 774억원검찰은 지난 27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법원에 무려 12만쪽 분량의 수사기록을 제출했다.

수사기록은 500쪽씩 한 권의 책으로 묶었는데 그 책이 22권에 달했다고 한다.

통상 구속영장 청구일로부터 이틀 뒤로 영장심사 기일을 잡는 것이 관행인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검토할 기록이 워낙 방대해 영장 청구일로부터 사흘 뒤인 30일 영장심사 기일을 잡아야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여러 혐의 중 핵심은 뇌물수수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측으로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298억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법원도 "혐의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98억원은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 최씨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21)씨의 말 구입 등에 지원한 78억원,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한 16억원을 모두 더한 금액이다.

지난해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처음 피의자로 입건하며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들을 겁박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뜯어낸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박 전 대통령 측의 닦달에 못 이겨 두 재단에 출연한 기부금 총액은 무려 774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 가운데 삼성이 출연한 204억원은 뇌물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직권남용·강요 혐의와 뇌물 혐의 중 무엇이 맞는지는 향후 법원 재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2017년 03월 31일 11시 30분 | segye.com | 김태훈 기자 #대통령 #구속 #영장 #검찰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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