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법>정치 [이슈점검] '송민순 메모' 파장… 北에 사전 문의냐 사후 통지냐
“南, 결의안 채택 땐 위태로운 사태…” / 靑 문양 종이에 北 입장 인쇄된 문서 / 宋 전 장관 심경 적힌 자필 메모 공개 / 宋 “국정원장이 北에 받은 내용 정리” / 결의안 기권 결정 ‘16·20일’ 엇갈려 / 文 “北에 통보만… 확실한 증거 있다” / 안보 이슈 부각 속 악재될 가능성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을 담을 자신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 당시 정부가 사전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건을 21일 공개했다.

연합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 "진실을 밝히라"며 관련 증거를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회고록을 펴내면서 "노무현정부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북한에 의견을 묻고 기권을 했다"는 주장을 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 지시로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이 문제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 온 문 후보 측은 대선 도중 이 같은 주장이 다시 불거진 것을 ‘제2의 북풍공작’으로 규정하고 정면대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미래, 성평등이 답이다’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공개된 북한 입장, 시점이 문제송 전 장관이 언론에 공개한 ‘물증’은 2건이다.

청와대 문양이 박힌 종이에 간략히 북한 측 입장이 인쇄된 문서 1장과 이 문제를 놓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던 시기에 자신의 심경을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메모다.

북한 측 입장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에는 ‘만일 남측이 반공화국 인권결의안 채택을 결의하는 경우 10·4선언 이행에 북남 간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가 초래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남측이 진심으로 10·4선언 이행과 북측과의 관계 발전을 바란다면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내용상으로는 송 전 장관 주장대로 노무현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에 의견을 물어보자 북한이 보인 부정적 반응을 정리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인권결의안 채택을 결의하는 경우’, ‘표결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해주기 바란다’는 표현이 북측에 기권 결정을 통보한 후 받은 답변으로 보기는 어렵다.

송 전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북한으로부터 연락받은 내용을 정리한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이자 당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이었던 홍익표 의원은 이날 "(북한에 대한 입장 통보는) 기권 결정을 한 후에 이뤄졌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후보 측은 "해당 쪽지가 전통문인지 무엇인지는 확인을 해봐야 하지만 당시 국정원 등 여러 채널에서 남북대화가 오가고 있었으니 그런 것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다만 대통령에게 보고된 전통문이라면 대통령 기록관에 가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송 전 장관이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논란 핵심은 사전 문의냐, 사후 통지냐논란의 핵심은 결국 노 전 대통령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을 결정한 시점이 언제인가다.

이 사안을 놓고 청와대는 여러 차례 관련 회의를 열었다.

문 후보 측은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11월 16일 청와대 관저 회의에서 이미 기권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은 "찬반 논란이 일자 11월 18일 회의에서 당시 문 비서실장이 남북 경로로 확인해 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북한으로부터 연락 받고 11월 20일 저녁 늦게 결정됐다"는 입장이다.

21일 오전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언론에 공개한 2007년 11월 인권결의안 투표와 관련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기권하기로 결정한 정황을 담은 수첩 모습. 수첩 위에는 "묻지 말았어야 했는데 문 실장이 물어보라고 해서"라고 적혀 있다.

연합이에 대해 문 후보는 이날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기권 방침이 결정됐다"며 "북한에 통보해주는 차원이지 북한에 그 방침에 대해서 물어본 바가 없다.

북한에 물어볼 이유도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송 전 장관이 제시한 전통문으로 보이는 그 문서가 북쪽에서 온 것이라면 거꾸로 국정원이 그에 앞서 보낸 전통문이 역시 국정원에 있을 것"이라며 "국정원이 그것을 제시하면 이 문제는 깨끗하게 다 증명될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 측은 당시 송 장관이 11월16일 기권 결정 뒤집기를 시도해 이를 무마하는 차원에서 11월18일 회의를 열었을 뿐 기권 결정이 뒤바뀌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21일 오전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언론에 공개한 2007년 11월 인권결의안 투표와 관련해 북한의 반응을 정리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던 청와대 문건의 모습. 연합문 후보 측은 대선을 앞두고 ‘송민순 회고록’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 문건과 메모가 나오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19일 2차 TV토론에서 국가보안법, 대북 송금, 주적 논란 등으로 안보 이슈가 크게 부각된 상황이어서 북한인권결의안 이슈가 문 후보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23일로 예정된 선관위 주최 1차 후보자 토론이 정치외교안보 분야에 국한돼 상대 후보의 공세가 집중될 전망이다.

박성준·박영준 기자 alex@segye.com

2017년 04월 21일 18시 51분 | segye.com | 박성준 기자 #문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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