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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세계 대통령제 개헌으로 황제 권력 쥔 '21세기 술탄'
독재 의혹 휩싸인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나는 불멸의 존재가 아니다.

나도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실시된 개헌안 국민투표를 승리로 이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 미국 CNN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권력 연장을 위해 이번 개헌안이 마련된 게 아니라고 주장한 그는 "개헌안을 통해 수립된 정치 체제는 터키의 변화와 민주주의의 진보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재가 있는 곳에 대통령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개헌안 통과 이후 서방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자신은 ‘독재자’가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이런 항변에도 에르도안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번에 마련된 개헌안에 대통령의 권한이 과도하게 보장돼 그의 위상이 독재자와 다름없을 정도로 강화됐기 때문이다.

개헌안의 구체적인 조항을 살펴보면 대통령제의 기본원리인 의회와 사법부의 견제 기능은 사실상 사라졌다.

대통령은 의회의 동의 없이 장관 및 고위 법관을 지명할 수 있는 데다 정부 법령을 통해 자의적으로 각종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그의 임기는 개정 헌법 조항에 따라 2029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터키의 술탄(이슬람통치자)이 되기 위한 에르도안의 행보는 그가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예견됐다.

터키는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 국가로는 이례적으로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세속주의가 공고히 자리 잡았지만 에르도안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우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1954년 태어난 그는 1970년대부터 이슬람 성향 복지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1994년부터 4년간의 이스탄불 시장 재직 시절 상수도 문제 등을 해결해 이름을 떨쳤다.

1999년 거리에서 "모스크 사원은 (터키의) 병영이다"라는 이슬람 시를 읽어 4개월 동안 투옥되기도 했던 그는 2001년 이슬람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정의개발당(AKP)을 만들고 이듬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총리에 오른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총리를 3번 연임한 그는 공공기관에서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금지했던 규정을 폐지하는 등의 친이슬람 정책을 도입하는 동시에 경제성장에 공을 들였다.

에르도안은 1990년대 100%가 넘던 물가상승률을 안정시켰고 터키 경제성장률을 평균 4.5%에 맞추는 데 성공했다.

총리 임기 연장이 불가능해지자 그는 2014년 8월 비날리 이을드름을 꼭두각시 총리로 내세우고 막후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의 정치 경력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지난해 7월15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를 제압한 때였다.

군부는 터키가 이슬람 근본주의에 휩쓸릴 조짐이 보일 때마다 개입해 세속주의의 수문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12시간 만에 군부 쿠데타가 진압되면서 에르도안 정부는 날개를 달았다.

이후 에르도안은 쿠데타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군인, 기자 등 5만명을 구금했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반대 목소리를 잠재웠다.

국민의 절반가량(48.6%)이 개헌안을 거부했던 만큼 향후 "정치적 불안은 다신 없을 것"이라는 그의 말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개헌안 국민투표에 대한 국내외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선거감시기구는 찬반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수준(250만여표)으로 투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비판했고,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 등은 국민투표를 무효 처리해야 한다며 거리로 나섰다.

하지만 그는 "‘1대 0’이든 ‘5대 0이든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재개표 등 타협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세속주의 전통을 선호하는 국민들이 여전히 많은 만큼 지난해 7월 쿠데타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4년 경제성장률이 2.9%로 떨어지고 2015년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등 터키 경제가 지속적으로 침체 국면을 맞고 있는 것도 에르도안 정부의 불안요소라고 BBC방송은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2017년 04월 21일 20시 17분 | segye.com | 이희경 기자 #터키 #개헌 #이슬람 #대통령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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