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법>정치 [이슈플러스] 사상 최대의 기수 파괴… 예측 못한 인사에 검찰 ‘패닉’
윤석열 중앙지검장 임명 안팎 / 고검장들 용퇴 땐 8년 만에 최대 물갈이 / 우병우사단 청산·지역균형 인선 예고 / 일선 검사 항명 여부 쇄신 최대 변수로 / 김주현 대검 차장도 사표… “반발” 관측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승진 임명하는 등 법무부와 검찰의 인사 내용이 발표된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직원들이 출입문을 오가고 있다.

이재문기자"믿어지지가 않는다.

정말 세상이 바뀌긴 바뀌었나 보다.

"19일 낮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2층 구내식당. 점심식사를 하는 직원들은 청와대의 검찰 인사 발표를 전하는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전날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놀란 직원들은 이 지검장보다 사법연수원 5기수 아래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발탁을 듣고 거의 ‘경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한 직원은 "도무지 앞을 분간하기가 힘들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 임명된 윤석열 대전 고검 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별검사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이재문기자윤 지검장 임명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현재 법무부와 검찰은 사법연수원 17∼19기 고검장급 간부들이 지휘부를 형성하고 있다.

연수원 23기 윤 지검장의 등장은 이들에겐 ‘자진사퇴’ 압박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18기 김주현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19기 이창재 법무장관 권한대행은 이날 사표를 냈다.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 감찰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는 형식을 취했으나 검찰 안팎에선 ‘청와대의 고강도 인적 쇄신에 대한 반발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만약 고검장 전원이 용퇴하면 검찰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물갈이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뇌물수수 혐의로 옛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사퇴한 임채진 검찰총장 후임에 사법연수원 3기수 후배인 천성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명되면서 검찰은 고검장 9명 전원이 한꺼번에 바뀌는 초유의 인적 쇄신을 경험했다.

이르면 다음달 단행될 인사는 규모도 2009년보다 크겠지만 내용 면에서도 훨씬 더 파격적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단 박근혜정부에서 검찰을 좌지우지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가까운 검사들이 청산 대상에 오르는 게 불가피하다.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며 영남, 그중에서도 TK(대구·경북) 출신 검사들이 상대적으로 인사상 혜택을 누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 향후 인선에서는 지역균형 원칙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또 윤 지검장처럼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좌천성 발령을 받은 검사들의 ‘명예회복’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귀가하는 이영렬·안태근 ‘돈 봉투 만찬 사건’의 당사자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18일 청사에서 퇴근해 귀가하고 있다.

이들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청와대는 ’감찰중 사표 수리 불가’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변수는 일선 검사들의 반발이다.

당장 윤 지검장의 연수원 동기생인 이완규 부천지청장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 인사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은 법무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돼 있다"며 "이번 인사가 총장대행의 의견 제시와 장관대행의 제청절차를 거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청와대는 "장관대행인 이 차관이 사표를 제출하기 전 인사를 놓고 청와대와 협의했다"며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검장급인 이 지검장을 부산고검 차장으로, 고검장 승진을 앞둔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을 대구고검 차장으로 각각 전보한 청와대 조치에 몇몇 검찰 간부는 "해도 너무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지검장 발탁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드러내는 법조인들이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조인이라면 윤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기엔 아직 이르다고 여기는 이가 대부분일 것"이라며 "아무리 제안이 들어왔어도 윤 지검장 본인이 먼저 고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2017년 05월 19일 18시 30분 | segye.com | 김태훈 기자 #서울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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