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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美 빅딜 압박에 北 '리셋' 맞불…'책임 전가' 공방
하노이 결렬 후 첫 강경 메시지/美 연일 압박에 北 맞불놓기 대치 / 추후 협상 대비 기싸움 성격 분석 / 전문가 “아직 공식입장 단정 곤란 / 金 성명 예고, ‘퇴로’ 남겨 놓은 것” 15일 공개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비핵화 협상 중단’ 시사 발언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위축된 양국의 협상 노정에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 고위당국자가 회담 결렬의 책임을 사실상 미국에 돌리면서, 최근 ‘빅딜’을 유일한 협상 방침으로 시사했던 미국도 추가적인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평양 주재 각국 외교관들과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내놓은 최 부상의 발언은 지난달 27∼28일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미 비난으로는 강도가 가장 높았다.

미국의 요구에 타협할 생각이 없고, 미국의 방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협상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렬 직후인 1일 새벽에 가진 최 부상과 리용호 외무상의 긴급 기자회견 당시 발언보다도 미국을 향한 날은 더 날카로웠다.

당시엔 최 부상이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하나”, “(김정은 위원장이)북미 협상에 의욕을 잃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직면한 난감한 상황을 사실상 설명한 것이다.

최 부상은 이날 평양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북한의 강경한 태도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연일 계속되는 미국의 비핵화 압박을 받아치는 동시에 추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기싸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미국은 14일(현지시간)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재차 강조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이행을 포함한 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근 노력을 공유했다”며 워킹그룹 회의의 방점이 대북제재에 맞춰져 있음을 내비쳤다.

따라서 북한은 계속되는 압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 온 ‘핵실험 및 미사일 실험 중단’이라는 치적을 무위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란 분석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파국을 노리면서 강한 반발을 감행했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보다는 북한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으로 관계를 ‘리셋’(재설정)하겠다는 경고 내지 압박성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보다 설득력을 얻는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최 부상의 소규모 긴급 기자회견이라는 방식으로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 부원장은 “아직 북한의 공식 입장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협상 중단’과 같이 명확한 표현을 쓴 것이 아니라, ‘고려 중’이라는 표현을 써 여지를 남긴 점, 김 위원장의 성명을 예고한 것은 ‘퇴로’를 남겨놓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최 부상의 기자회견 직후 나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반응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는 이날 오전 국무부 브리핑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최 부상의 강경어조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북한은 또 이번 최 부상의 메시지를 통해 협상 대상을 ‘트럼프 대통령’으로 분명히 했다.

최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에 비해 대화에 좀 더 적극적이었다며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묘사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비타협적인 태도를 회담 결렬의 원인으로 한정함에 따라 북·미 대화 자체를 와해시킬 뜻은 없음을 내비쳤다고도 볼 수 있다.

북한이 2주가량 고심한 끝에 내놓은 입장이라는 점에서 인공위성 발사 등을 통한 ‘제3의 길’ 내지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명분 쌓기 차원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이 실천 행동을 한다면 비핵화는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인내심을 오판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최 부상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면 미국과의 협상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정선형·권이선 기자 linear@segye.com

2019년 03월 15일 21시 59분 | 세계일보 | 정선형 기자 #북한 #협상 #결렬 #미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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