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세계 [월드 위크엔드] 고령화·핵가족화 가속… '유류금' 쌓여가는 日
2016년 3월 기준 39개 지자체 120억 달해 / 친족 못 찾거나 가족이 수령 거부하기도 / 느슨해진 유대관계 단면 여실히 보여줘저출산과 고령화, 핵가족화가 심각한 일본에서 혼자 살다 숨진 사람이 남긴 ‘유류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계속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사히신문이 도쿄 23개구와 주요 대도시 20곳을 상대로 지난해 3월 기준 유류금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39개 지방자치단체 전체에 11억4224만9235엔(약 119억5000만원)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곳은 오사카로 7억2210만엔이었고, 도쿄는 1억4001만엔이었다.

일본 미야자키현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노인들이 인공지능 로봇 페퍼와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일본에서는 혼자 살거나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사람이 금품을 남기고 사망했을 때 상속인을 찾아서 전해준다.

그러나 상속인을 찾지 못하면 지자체가 화장 등 장례 비용으로 쓰는데, 남은 돈의 처리 문제가 생긴다.

거액일 경우 가정재판소가 변호사 등을 통해 채무정리를 하고 남은 돈은 국고에 귀속시킨다.

소액일 경우에는 지자체가 보관한다.

지난해 12월 지바시에서 혼자 살다 숨진 72세 남성의 유류금 사례는 가족의 유대가 느슨해진 일본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생활보호대상자였던 이 남성은 중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했다.

의사는 "여명이 길지 않다"고 말했고, 지바시 담당자는 시내에 사는 자녀 5명에게 이 남성의 상태를 알리는 편지를 썼다.

하지만 며칠 뒤 도착한 차남의 답장에는 "아버지와 인연을 끊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얼마 뒤 이 남성은 사망했고, 시 측은 이를 알리는 편지를 다시 보냈다.

그러자 장남이 전화로 "절대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망한 남성은 자택에 41만엔을 남겼다.

누구도 나서지 않아 시 측이 그중 21만엔을 사용해 화장을 하고 ‘무연고 유골’을 납골당에 보관했다.

남은 돈은 20만엔인데, 변호사를 선임해 채무정리를 하려면 50만엔이 들기 때문에 시가 세금으로 30만엔을 충당해야 할 판이었다.

결국 시는 20만엔을 ‘세입세출외 현금’ 항목으로 보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월 기준 지바시의 유류금은 1827만4165엔(79명분)이었다.

유류금을 넘겨줄 사람을 찾는 일은 지자체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고인이 평소 교류가 거의 없었던 경우 친족을 찾기 어렵고, ‘얽히고 싶지 않다’며 수령을 거부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한 지자체는 "소액 유류금은 정부나 지자체의 세입이 되도록 제도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2017년 04월 21일 20시 17분 | segye.com | 우상규 기자 #일본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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