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법>정치 [TF초점] 윤석열 '인사'에 참여정부 때와 다른 檢…"납작 엎드릴 수밖에"
"요즘 서초동(검찰청)에선 한숨 밖에 안 나와요." 최근 만난 한 현직 검사가 전한 검찰 내부의 분위기다.

비(非) 법조인 출신의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임명,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 연루된 '돈봉투 만찬' 사건 등으로 체면을 구긴 검찰의 현 상황을 빗댄 표현인 셈이다.

그런데 19일, 검찰에선 또 다시 탄식이 터져나왔다.

검찰 내부에선 "정말 올 것이 왔다.

납작 엎드려 있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좌천' 조치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를 임명한 날이었다.

'기수'와 '서열'을 중시하는 검찰 인사문화를 파괴한 '파격 인사'인 까닭에 본격적 검찰 개혁의 첫단추를 뀄다는 게 검찰 안팎의 의견이었다.

검찰 내부에서 한숨이 터져 나온 이유였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한숨'만 내쉴 뿐 조용하기 그지없다.

2003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위해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던 당시 내부 통신망에 성토의 글을 쏟아내고 심지어 '사발통문'까지 돌리면서 집단 반발했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실제 검찰은 당시 노 대통령이 김각영 검찰총장 보다 한참 후배인 강금실 판사를 법무부장관으로 파격 발탁하자, 집단 반발하면서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까지 여는 상황으로 몰아 갔다.

이 대화의 자리에서 한 젊은 검사는 고졸 출신인 노 대통령을 향해 대학 학번을 묻는 '몰지각한' 수준의 검찰의 행태를 보여줬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일었다.

당시 노 대통령의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는 말은 어록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에 검찰이 '납작 엎드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왜 일까. 법조계에선 '숨 죽인' 검찰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명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검찰 출신 한 법조인은 "검찰은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소위 돈봉투 만찬 사건이 터진 후 청와대는 하루이틀 검찰의 사후조치를 지켜봤다.

그런데 검찰은 이를 '관행'이라며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

청와대는 이를 놓치지 않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명분으로 검찰개혁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윤석열 임명'이라는 인사권 행사가 그 첫 단추인 셈이다.

명분을 가졌으니 검찰이 무슨 말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노무현 정부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검찰이 부역자 노릇을 했다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파다하지 않나"라며 "검찰에서 반발하게 되면 그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겠나. 이를 잘 아는 검찰은 그냥 숨만 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검찰이 반발할 여지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검찰 출신인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19일 에 "이번에는 (노무현 정권 때처럼) 큰 반발은 없을 것"이라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강한 데다 명분도 있어 검찰 내부에서도 반발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인사가 '기수 파괴'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백 의원은 이날 에 "기수 (문화) 파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서울중앙지검장이 본래 고검장급이라고 하면 굉장한 기수 파괴가 되겠지만, 이번 인사는 원래대로 낮춘 인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윤 검사도 이번에 검사장 승진 기수"라고 말했다.

'기수 파괴'가 아니니 검찰이 무슨 반발을 하겠냐는 의미인 듯했다.

백 의원은 그러면서 "(윤 검사장은) 검찰 내부에서도 신망이 높다"면서 '돈 봉투 만찬 사건' 및 '우병우 사단 청산' 등과 관련 "현재 상황에서 검찰이 반발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전혀 호응을 받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2005년 고검장급 자리가 된 서울중앙지검장을 이번에 지검장급으로 환원, 수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 2005년 고검장급으로 격산된 이후 정치적 사건 수사에 있어 검찰총장 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계속돼온 점을 고려해 종래와 같이 검사장급으로 환원시켰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검사장은 지난 2013년 현(現) 박형철 반부패비서관(49·사법연수원 25기)과 함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상부의 외압을 폭로해 함께 징계를 받았다.



2017년 05월 19일 19시 18분 | thefact | 변동진 기자 #검찰 #대통령 #윤석열 #노무현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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