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고객센터 이용약관 청소년정책 개인정보처리방침 광고안내
ⓒ2019 DreamWiz
뉴스 > IT “기생충은 인류의 적 아냐… 질병치료의 새 가능성 열어줄 친구”
‘기생충 연구 반세기’ 채종일 한국건강관리협회장/1970년대 국민 기생충 감염율 80% 넘어 /제대로 공부해 낮추려는 사명감으로 시작 /참굴큰입흡충·인산주걱흡충 등 첫 발견 /1993년 말라리아 재유행 발견 보고도/ 돼지편충 이용 크론병 완화 사례 보고 /에이즈·알츠하이머 등 치료제 연구 진행/ 동해긴촌충 활용 다이어트 방안도 연구/ 욕이었던 ‘기생충 같은놈’ 칭찬 될 수도 / 기생충 사라지고 있지만 종류 다양해져 /박물관 건립 통해 감염 예방·홍보 나서 / 작년 한국 학자로는 첫 WFP 회장 선출 / 통일대비 북 기생충 퇴치에도 관심 필요“세상은 넓고 연구할 기생충은 많다.” 채종일(68) 한국건강관리협회장이 언론 인터뷰 때 즐겨 하는 말이다.

채 회장은 40여년간 기생충 연구과 교육, 국제교류에 헌신해온 세계적인 기생충학자다.

1976년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기생충 연구에 몰두해 1988년 전남 신안에서 인체 기생 신종 디스토마인 참굴큰입흡충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1993년에는 말라리아 재유행을 최초로 발견해 당국에 보고하는 등 기생충 연구사 주요 마디마다 그의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는 우리나라 학자로는 처음으로 기생충학자들의 국제 조직인 세계기생충학자연맹(WFP) 회장에 선출돼 우리 학계의 위상을 높였다.

‘기생충과 함께 한 반세기’로 자신의 삶을 정의하는 채 회장은 “기생충은 더는 혐오스러운 인류의 적이 아니라 인류의 질병치료 가능성을 열어주는 소중한 친구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늘 강조하는 이른바 ‘기생충 다시 보기’다.

13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건리협회(이하 건협) 부설 기생충박물관에서 채 회장을 인터뷰했다.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낮은 음성으로 기생충의 세계와 학자로서의 삶, 기생충 최신 연구, 세계기생충학회 활동을 상세히 설명했다.

-요즘 근황은. “건협의 책임자인 만큼 1월부터 강원지부를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지부의 초도순시에 다니고 있다.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을 보고받고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도 가지고 있다.기생충학자로의 최신 연구논문도 꾸준히 챙기고 있다.WFP 회장 자격으로 각국의 회원 기생충학자들과 화상통화로 회의를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교수 시절보다 업무량이 많으나 일이 재밌어 즐겁게 하고 있다.” -40년 넘게 기생충 연구에 매진해 왔는데, 기생충은 어떤 존재인가. “예전에는 기생충은 인류에 해롭기 때문에 박멸해야 할 나쁜 생명체로 여겨왔다.그런데 너무 박멸하다 보니 아이로컬하게 인류에 알레르기 병이 증가하고 있다.예를 들면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아토피 등이다.기생충이 좀 있을 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면역글로불린이 중화가 돼 알레르기 병이 안 생겼는데, 기생충 박멸을 하면 면역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지금은 기생충을 박멸하는 게 아니라 활용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세계기생충학회 때도 ‘기생충의 득과 실’이 주제였을 정도로 기생충의 새로운 활용이 학계의 새로운 관심사다.머지않아 기생충이 무궁무진한 자원이 될 수 있다.우주시대에 대비해 기생충을 활용해 대변의 양을 줄이는 방법 등 유익하고 재밌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기생충 연구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중·고교 시절 생물 과목을 좋아했다.핵분열 같은 생물현상에 관심이 많았다.의대에 진학해서도 환자를 보는 임상을 할지 연구를 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결국 의사기 되기보다는 남들이 많이 하지 않은 기생충 분야가 연구할 것이 무궁무진해 보여 이 길에 들어섰다.무엇보다 제가 의대생이던 1970년대는 우리나라 국민의 기생충 감염률은 80% 이상이었다.제대로 공부를 해 국민 기생충 감염률을 낮추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젊은 시절의 사명감도 작용했다.” -업적으로 평가받는 ‘참굴큰입흡충’을 발견했을 때의 상황을 설명한다면. “지금도 당시만 생각하면 감격이 벅차다.1988년 전남 신안군에서 올라와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여성 췌장염 환자 몸에서 기생충이 검출됐다.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종류임이 확인됐다.도무지 맞아떨어지는 종이 없어서 진단을 붙일 수가 없었다.기생충 감염 원인을 찾아 들어가다 보니, 기생충의 중간숙주가 굴이고 전남 신안군 일대에서만 유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세계문헌을 뒤져봐도 없는 신종임이 확인되자 너무 기뻤다.학자로서의 보람이 컸다.국제학술지에 게재해 인정받는 데 5년이나 걸렸다.문헌 조사만으로는 의구심이 생겨 유사종의 실물을 열람하기 위해 일본 메구로기생충관도 방문했다.신안 현지에서 주민들의 가검물을 조사한 결과 98명 중 48명에게서도 이 여성환자와 같은 충체를 확인했다.마침내 참굴큰입흡충이 자연산 참굴을 매개로 기생함을 최종 확인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이후 외국에서 발행된 교과서에도 제가 발견한 새로운 인체 기생충을 다루고 있다.” -기생충이 인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연구도 활발하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사례는. “1997년 미국 아이오와대는 돼지편충을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증상 부위에 감염시켜 질환을 호전시키는 치료가 소개됐다.2000년대 중반 이후 영국 노팅엄대에서는 개나 고양이에 기생하는 개구충(아메리카 구충)을 기관지천식 환자의 장에 인공적으로 감염시켜 천식증상을 완화시킨 임상 결과들이 나왔다.국내에서도 세포에 기생하는 톡소포자충(현미경으로만 보임)을 이용해 암 면역요법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치료제,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 치료제 연구가 진행 중이다.길이가 최대 9~10m에 달하는 대형 촌충인 동해긴촌충(광절열두조충)을 활용한 다이어트 방안도 국내외 연구자들 사이에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그간 욕으로만 쓰이든 ‘기생충 같은 놈’이 앞으로는 칭찬의 의미로 통용될지도 모르겠다.(웃음)” -국내 학자로서 첫 세계기생충학자연맹(WFP) 회장에 선출됐다.

WFP 활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 “1960년 설립된 WFP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연계해 기생충 연구 및 기생충 질병 관리를 위해 활동하는 기생충학자들의 국제모임이다.지난해 8월 대구에서 열린 세계기생충학회 총회에서 제가 회장으로 선출됐다.한국인 회장은 제가 처음이라 크게 보도돼 쑥스럽다.개최국인 우리나라 기생충학이 6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이룬 성공적인 기생충 퇴치 연구업적을 인정받은 셈이다.우리나라의 기초학문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재임 기간 연맹의 공식 학술지 발전과 더불어 현재 회원국을 40여개에서 60개 이상으로 늘려 글로벌 학문연구 기구로 위상을 제고할 계획이다.2022년에 덴마크 코펜하겐 열리는 제15차 세계기생충학회 총회(COPAL 2022) 준비도 체계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첫 기생충박물관을 건립했다.

기생충박물관의 활용은. “제가 몸담은 건협은 제5군 감염병 예방사업을 지원하는 법정단체이자 과거 우리나라 기생충 퇴치 역사에 동참해온 기관(한국기생충박멸협회)이어서 박물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다양한 기생충 표본과 사례, 경험 자료 등의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기생충 퇴치 역사와 잔존하고 있는 현재의 기생충병에 대한 재조명을 위해서다.흔히 요즘은 기생충이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인의 기생충은 박멸이 아닌 감염상의 변동으로 경향이 변화하고 있다.전체 국민의 기생충 감염률은 감소했으나 기생충의 종류는 다양해져 진단과 치료가 어렵고 전문성을 요하는 특수질환군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이런 만큼 기생충박물관 전시를 통해 손쉽게 기생충을 알려 국민의 질병 예방 및 보건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기생충이 우리 삶에 시사하는 바도 작지 않다고 평소 많이 말씀하셨는데. “생물학에서 말하는 기생생활은 ‘기생충이 숙주의 몸에 성공적으로 들어가서 공존하는 것’이고, 기생충의 철학은 ‘우리 공존하자, 같이 살자’라고 할 수 있다.기생충이 숙주를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숙주 면역반응이나 염증반응에 의해 기생충도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숙주를 죽이기까지 하면 기생충도 얼마 지나지 않아 죽게 된다.그러므로 기생충은 숙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기거할 장소만 제공받고 숙주 또한 기꺼이 자신을 양보하며 상생한다.이것은 말하자면 생물체의 전략이다.인간 세상도 보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타인을 화나게 하거나 남을 괴롭혀서 못 견디게 하면 그것이 결국 자기에게 돌아오게 된다.기생충의 공존방식을 우리 인간도 배워야 할 부분이다.-스스로 기생충학자로서의 한평생을 회고하면. “기생충에 대한 연구를 해온 지는 정확히 45년 정도다.거의 반세기다.그 세월 동안 참굴큰입흡충, 인산주걱흡충, 채씨작은흡충 같은 신종기생충도 발견하고 많은 연구도 활발히 진행해 왔지만 저는 아직도 기생충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더 파헤치고 싶은 열망도 가득하다.기생충학자로 사는 삶은 제 천직이라 생각한다.기생충학자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인류의 건강증진을 위한 학문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데 감사할 뿐이다.갑갑하게 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순수하게 학자의 길을 걸어온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북한과의 기생충 연구와 교류를 위한 방안에 대한 생각은. “서울대 기생충학 교수 시절 북한 기생충 연구와 교류를 위해 수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건협 회장으로 남북교류가 다시 활발해진다면 그간의 기생충 관리 경험과 관리사업의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WFP 회장 자격으로 세계의 기생충학자들과 함께 동안 북한 기생충 연구 및 지원을 위한 교류협력방안도 모색하고 있다.여건이 성숙하면 북한 기생충학자를 초대하고 우리 학자도 북한을 방문해 교류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북한지역의 기생충 감염률에 대한 최신자료는 없으나 지역, 계층 등에 따라 지역에 따라 20∼90%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지금부터라도 통일에 대비해 북한의 기생충 퇴치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채종일 회장은 △1951년 부산 출생 △1976년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1977~1984년 서울대 대학원 의학석사·박사 △1988년 전남 신안에서 인체 기생 신종 흡충인 참굴큰입흡충 세계 최초 발견 △1993년 국내 말라리아 재유행 최초 발견 보고 △2001년 전북 부안에서 장 디스토마의 인체 기승 증례 10명 세계 최초 발견 △1995~2016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1995년~현재 세계보건기구(WHO) 흡충질환관리 전문위원 △1999~2001년 대한기생충학회장 △2004년~현재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 △2005년~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09년 대한의학회 발전 공로상 △2008년~현재 국제열대의학연맹(IFTM) 사무총장 및 재무이사 △2012년 신풍호월학술상(국제협력부문상) △ 2013~2015년 대한기초의학협의회 회장 △2016년~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2018년~현재 세계기생충학자연맹(WFP) 회장

2019년 03월 15일 21시 23분 | 세계일보 | 박태해 기자 #기생 #연구 #세계 #회장 #북한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쇼핑 > 휴대폰/스마트폰
더보기